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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몽진(蒙塵)은 차갑다. 어둠과 밝음의 경계는 더욱 짙다. 모두들 의식을 끄고 자고 있을 사위는 적요하다. 그런 미명의 아침에 화두를 잡고 산(山)에 오른다. 과연 인생의 행로에서 잘 가고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캐묻는다. 물론 화두의 끝에는 늘 정답이 없으나 매일 묻고 또 묻는다.잠자는 시간을 쪼개 조금 이르게 아침을 맞는 건 불편이 아니라 호사다. 산(山)조차도 차마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기에 세상은 온통 정적과 침묵뿐이다. 저만치 여명의 시간들도 새들과 청록의 나무를 흔들어 깨우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그렇게 세상은
칼럼
나재필
2021.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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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파업이 끝나가던 2020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약간 비꼬는 듯한 글을 남겼다. 그는 간호사들에게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느라 힘들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니 얼마나 힘들고 어렵냐”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은 곧 역풍이 돼 돌아갔다.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이 엄연히 다른 데다, 코로나 정국에서 의사를 적으로 돌리고 간호사와 갈라치기하는 행태가 좀스럽다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장삼이사들은 이런 문 대통령의 정치를 ‘간보기’라고 함축한다. 비싼 돈 들여 공무원연금
칼럼
나재필
2021.05.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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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리(교량)가 무너져도, 항공기가 추락해도, 건물이 무너져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불운이 생겨도 ‘나’는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아, 멀쩡했던 다리가 자신이 지나갈 때 무너질 리 없잖은가. 아, 평온했던 비행기가 자신이 탔을 때 떨어질 리 만무하지 않은가.무조건 ‘나’는 안전하고 ‘나’는 위험하지 않다고 철석같이 믿는 것이다. 하지만 비행기가 덜컹거리고, 다리가 휘청거리기 시작하면 그제야 깨닫는다. ‘아! 나에게도 불행은 찾아오는구나. 그 불운이 내 것이었고 그 불행 또한 내 것이었다’고 통탄한다. 내 의식과 내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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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필
2021.05.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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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술을 마시고, 하루는 쉬고, 그 다음날 또 마시고 또 하루를 쉰다. 그렇게 윤회처럼 반복되는 술판은 이 봄의 정취와 맞물린 그리움 때문이다.코로나19로 인해 사람과는 멀어지고 그리움과는 가까워졌다. 옛것들이 그립고, 옛 시간들이 그립다. 동시에 산(山)과도 친해졌다.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동시에 산과의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진 것이다. 새벽 산은 음습하나 동시에 청명하다. 커가는 봄이 느껴진다. 연두의 잎들은 이미 광합성의 임계점을 뛰어넘어 수액을 잔뜩 머금고 있다. 더구나 크고 작은 꽃 사태를 보노라면 봄 처녀의 가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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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필
2021.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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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는 얌체 같은 새다.직접 둥지를 만들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다. 뻐꾸기는 멧새나 종달새, 개똥지빠귀,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큰유리새·쇠유리새, 미국 물닭, 미국찌르레기, 개개비가 둥지를 비운 사이 자신의 알을 낳아놓고 사라진다. 여기에 한술 더 떠 혹시라도 둥지의 진짜 주인이 알아차릴까봐 원래 있던 알 한 개를 물고 가버린다. 이런 식으로 10개 이상의 둥지를 찾아다니며 알을 낳는다. 그리곤 자신의 새끼가 부화할 때까지 둥지 주위를 떠나지 않고 몰래 지켜본다.뻐꾸기 새끼도 용의주도하다. 보통의 알이 부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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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필
2021.04.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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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불행하게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다. 대통령들 탓이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씻어내고 신뢰의 자본을 쌓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정농단을 벌여 신뢰의 자본이 아닌 그들만의 자본으로 한껏 말아 드셨다.2017년 5월엔 어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 첫 문단에서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족까지 붙였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하지만 임기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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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필
2021.04.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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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금을 표현할 때는 조(祖)와 종(宗)이라는 묘호를 쓴다.우리가 알고 있는 세종, 성종, 태종 등 ‘종’이 들어가는 왕과 태조, 세조, 정조 등 ‘조’가 들어간 왕이 있다. 1392년 이성계가 쿠데타로 나라를 세우고 일제에 의해 패망하게 된 1910년까지 무려 518년 동안 지속됐던 조선엔 27명의 왕이 있었다. 묘호는 왕이 정사를 돌볼 때 그 이름이 정해지는 게 아니라 승하하면 종묘(宗廟)에 신위(神位)를 모실 때 붙이는 호(號)다. 임금이 죽고 ‘3년상(喪)’이 끝나면 새로 등극한 임금과 2품 이상 대신들이 모여서 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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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필
2021.04.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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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사이로 벚꽃이 팝콘처럼 튄다. 볕 오른 곳이라면 어디든 피었다. 벚꽃은 채근할 때 보지 않으면 때를 놓친다. 화들짝 피었다가, 화들짝 죽는다. 한눈이라도 팔면 벚꽃구경은 없다. 더욱이 봄비라도 내리면 지상의 꽃은 꽃비가 되어 순식간에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벚꽃은 찰나의 꽃이고, 묘령의 변심 같기도 하다.더더구나 이들은 ‘다 함께’ 피었다가 ‘한꺼번에’ 진다. 개별성을 갖지 않는다. 한 잎, 한 잎이 모여 생명의 비장미와 극치미를 절정까지 끌어올렸다가 한순간에 불꽃처럼 소멸한다. 절정은 아름다움의 서막이 아니라 끝이다. 탄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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週刊 중부신문
2021.03.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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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는 딱 두 가지가 있다.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 혹자는 중간 맛도 있다고 하겠지만 그건 밍밍하거나, 값을 매기기 애매하니 ‘맛없는 맛’에 속한다. 물론 개복치(복어)란 녀석은 돼지껍데기와 돼지살코기의 중간 맛이긴 하다. 하지만 ‘중간 맛’도 맛있다고 평한다면 ‘어설픈 미식가’일 것이고, 맛없는 맛도 맛있다고 평한다면 ‘식탐가’에 지나지 않는다.우리가 보통 느끼는 맛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매운 맛(5味)이다. 하지만 이 맛을 개별적으로 놓고 보면 맛이 없다. 그래서 제5의 맛, 감칠맛이 필요하다. 감칠맛은 다랑어포
칼럼
나재필
2021.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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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재필을 기억하는 것은 그가 독립협회를 만들고 독립신문을 창간했다는 사실 정도다. 그 뒤에 숨겨진 가슴 아픈 얘기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는 13세 때 장원급제한 수재였지만 개화파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쓰라린 역정을 살게 된다. 역적으로 몰린 그는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고 집안은 순식간에 줄초상으로 이어졌다. 아버지, 어머니, 형은 자살했고 동생은 관리의 칼에 맞아 죽었다. 부인 또한 자살의 길을 택했고 두 살배기 아들은 굶어 죽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미국에서 의사로 성공, 독립투사들의 ‘숨은 리더’가 됐
칼럼
나재필
2021.03.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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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 개그맨 유재석을 서울 모 신문사에서 만났다. ‘메뚜기’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었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무명 중의 무명이었다. 국민MC가 되리라고 상상을 한 기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늘 겸손했고 반듯했다.10년 무명생활을 끝내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유재석은 그만의 ‘10계명’을 탄생시켰다. 그가 남긴 어록엔 장삼이사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예의와 계율, 원칙이 있다. 명언들의 태반은 ‘언어’와 연결돼있다. 잠시 소개한다.△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칼럼
나재필
2021.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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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진 참사 속에서 나흘 만에 한 남성이 발견됐다. 건물더미에 깔린 이 남성은 외쳤다. “저는 살아남아야 해요. 많은 걸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아내와 남은 인생을 함께 살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죽음을 품에 안은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빵과 물이 아니었다. 뭉개진 두 다리와 두 팔이 아니었다. 그에게 절실한 것은 아내였고 사랑이었다. 단지 아내와 행복하게 살고 싶은 한 줌의 희망이 필요했을 뿐이다.“선생님, 이제 전 죽는 건가요? 영양제라도 더 놔주세요. 어떻게든 좀 해봐요.” 비 오는 아침, 환자는 부딪칠 곳
칼럼
週刊 중부신문
2021.03.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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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세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일 확진자가 몇 달간 수백 명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경각심에도 내성이 생긴 측면이 있으나 본격적인 백신 접종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앞둔 시점에서 확산세가 다시 커지는 것은 무척 우려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11월 중순 시작돼 3개월 넘게 지속하고 있는 3차 대유행의 불길을 제대로 잡지 못하거나 4차 대유행이 발생할 경우 연내에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국가적 목표가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은 다분히 설 연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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週刊 중부신문
2021.03.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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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봄은 앓는 사람에게 먼저 온다고 했다. 앓지 않으면 ‘볕’의 고마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겨울의 시련은 거죽의 피를 얼게 하고, 뼈의 이음매를 아리게 한다. 그래서 냉혹한 겨울을 이겨내는 건 몸이 아니라 가슴이다.봄은 새롭게 피어나는 희망이기도 하지만 절망을 가득 안은 상실이기도 하다. 얼마 전 전화번호 주소록에 저장돼있는 1336명의 이름 중 상당수를 지웠다. 저장했다가 삭제하고, 삭제했다가 새로 기록하는 인연(因緣)들이 지리멸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 저 사람은 과연 어떤 존재이고, 나와 어떤 관계인가’를 되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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週刊 중부신문
2021.02.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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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최루탄과 피 냄새가 진동하던 어느 날, 곱상하게 생긴 여자 동기(同期)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왔다. 이념공부를 같이 하던 남자와 동숙하다가 덜컥 임신을 했다는 것이다. ‘중절’을 하던지, 아니면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민주화운동과 임신이 왜 결부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짱돌(장돌)을 던지며 독재정권과 싸우던 학생들은 투사를 자처했다. 그런데 혼숙을 자주 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염문이 흔했다. ‘누가 누구의 아이를 가졌다더라, 민주화운동보다는 밤 운동에 더
칼럼
나재필
2021.02.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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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냉전과 군사독재 시절,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었던 리영희 교수(1929~2010)는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도 굴하지 않고 평생을 언론과 민주주의, 후학 양성에 바친 진보적 사상가이자 언론학자였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사상(思想)의 은사’라 칭했고, ‘반도의 살아있는 정신·불·얼음·우리들의 전위와 후방’이라고 격찬했다.그러나 9번의 연행, 5번의 구치소 생활, 3번의 재판, 4번의 해직 등 30년 넘게 험난한 역정을 살았다. 그는 저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에서 짐승 같던 감옥생활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날부터 정치범, 사상범
칼럼
나재필
2021.01.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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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발생한 지 20일로 꼭 1년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만 7만명 넘게 확진됐고 1264명이 하늘나라로 떠났다.‘아프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이 무너져 이제는 ‘아프지 않아도’ 병원엘 간다. 정부는 ‘K-방역’이라며 자랑을 했지만 여전히 ‘Kill-코로나’다. 국가는 행정명령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함부로 쥐락펴락한다. 국민을 상대로 ‘명령’이라니. 그 단어를 그토록 쉽게 입에 올릴 수 있을까. ‘명령’이 내려지면 ‘복종’하거나 ‘거역’하거나인데, 통제와 상
칼럼
나인문
2021.01.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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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Golden time).생사의 갈림길에 선 위급한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을 의미한다. 평균적으로 교통사고와 같은 중증외상 환자의 경우 1시간, 뇌졸중 발병환자는 3시간 이내를 뜻한다. 이 시간 내에 정확하고 신속한 의료처치를 하지 않을 경우 환자는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골든타임은 곧 ‘환자의 생명 시간’을 의미한다.안방 드라마와 영화 속에 골든타임이 종종 등장해 대중과 친숙해지자 어느순간 의료분야 뿐아니라 정책과 행정 분야에도 골든타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한가지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시적인
칼럼
김영복
2021.01.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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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설은 가루눈이다. 온도가 낮을 때 내린다. 분설은 끊기가 없어 잘 뭉쳐지지 않고, 옷에도 잘 묻지 않는다. 진눈깨비는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리는 것이다. 눈 같기도 하고, 비 같기도 하다가, 다시 눈도 비도 아닌 혼혈의 정경을 띤다. 꽃술이 비에 젖어 그 무게감을 못 이기고 떨어지는 꽃비 같다. 꽃비는 아름답지만 땅에 닿는 순간 진흙탕을 만든다. 때문에 떨어지기 전까지만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낙화(落花)하면 쓰레기다.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희고 투명하게 시작하지만 살다보면 얼룩이 지고 때가 묻는다. 아름다운 출발도 세월의
칼럼
週刊 중부신문
2021.01.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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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수고한 ‘우리’에게 박수를 보낸다.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하면서도 척박한 삶을 원망하지 않은 우리에게 위로를 보낸다. 찢어진 구두와 해진 양말을 탓하지 않고 두 발의 삶을 살아준 당신을 치하한다. 맛난 음식을 먹지는 못해도, 건강하게 한살을 먹어준 우리의 수고로움에 경외를 보낸다. 하지만 ‘죽자, 살자’ 치열하게 산 나날은 아쉽다. 좀 더 사랑하지 못하고,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 제일 아쉬운 것은 ‘스스로를 위해 살자던 다짐’을 지키지 못한 일이다. 살다보니 눈치도 봤고, 살다보니 술과 담배를
칼럼
週刊 중부신문
2021.01.05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