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래 경기대학교 교수

최상래 경기대 교수.
최상래 경기대 교수.

어서 오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며칠 전 외부에 볼일이 있어 버스에 오르는 나에게 건네는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인사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듣고 나누는 인사말인데 그 날의 이 인사말은 나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날의 운전기사는 정류장마다 버스에 오르는 승객들에게 빠짐없이 같은 인사말을 건네며 승객 모두의 얼굴 표정에 고맙고 기분 좋은 마음을 담겨 주었다.

실상 버스 기사가 운전 중에 이런 인사말을 건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르고 내리는 승객들의 안전을 면밀히 지켜보아야 하고 안전운행을 위해 앞뒤 좌우를 살피는 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기가 운전하는 버스에 오르는 승객 모두를 이런 인사말로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이 기사의 따뜻하고 여유로운 마음에서 그리고 아름다운 봉사 정신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리라.

이와 함께 신선한 감동을 더해 주는 것은 기사 옆의 창문에 불어 있는 예쁜 하트 모양의 종이에 새겨진 글귀였다.

‘3초의 여유를

직접 작성해 붙였다는 이 글귀에서 이 기사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기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본인이 행복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네 선조들은 매사에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 삶의 으뜸이며 제일의 미덕이라는 삶의 지혜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조급하고 성급한 마음속에 여유를 잃고 급한 마음들이 부딪치며 삐걱거리며 살고 있다.

지금 거리에서의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앞의 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출발을 재촉하는 뒤차의 경적소리, 늘어선 출퇴근 차선에서 예고 없이 끼어드는 얌체 차량, 고속도로에서 안전운행을 하고 있는 앞 승용차를 잡아 삼킬 듯 뒤 쫓는 대형차들의 무서운 질주, 정말 아찔하고 무서운 순간들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잠깐 발을 멈추고 여유를 추스를 때이다.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때인 것이다.

우리 모두가 여유로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용납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임할 때 건전한 거리와 신뢰의 사회를 구축하고 성숙되고 아름다운 삶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기사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고마움의 인사말을 건네고 내린 목적지의 햇살은 더 없이 따사롭고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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