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양수 현장 흙막이 시트파일 등 구조물 변형 설계 및 감독부실 ‘의혹’
부도로 재입찰 된 업체, 현장위험 설계변경 요구에도 ‘속수무책’
임대자재 값 해결되지 않은 채 발주처 재입찰도 문제
농어촌공사옥천영동지사, 안전성 검토 후 공법변경 답변
시공사, 5개월 동안 공사 못해 관리비만 축내 어려움 호소

 3m 이상 깊이로 설치돼야 할 시트파일(흙막이)이 암반 위에 놓이며 들떠 토압으로 밀려 안전이 심각하다. / 손근방기자
 3m 이상 깊이로 설치돼야 할 시트파일(흙막이)이 암반 위에 놓이며 들떠 토압으로 밀려 안전이 심각하다. / 손근방기자
 3m 이상 깊이로 설치돼야 할 시트파일(흙막이)이 암반 위에 놓이며 들떠 토압으로 밀려 안전이 심각하다. / 손근방기자
 3m 이상 깊이로 설치돼야 할 시트파일(흙막이)이 암반 위에 놓이며 들떠 토압으로 밀려 안전이 심각하다. / 손근방기자
시트파일 전도를 막기 위해 설치한 H빔이 토압에 밀려 휘어져 있다. / 손근방기자 
시트파일 전도를 막기 위해 설치한 H빔이 토압에 밀려 휘어져 있다. / 손근방기자 
기호양수장 잭 뒤틀린 모습. / 손근방기자 
기호양수장 잭 뒤틀린 모습. / 손근방기자 
2년 가까이 방치된 영동군 심천면 기호리 기호양수장 현장. / 손근방기자 
2년 가까이 방치된 영동군 심천면 기호리 기호양수장 현장. / 손근방기자 

한국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가 발주해 실시하고 있는 영동군 심천면 고당지구 수리시설개보수 사업현장이 2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되면서 방치, 안전이 심각하다.

특히 기호1양수장 현장은 구조물에 변형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발주처는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이나 대안을 마련하지 않아 재입찰을 받은 시공사만 속을 태우고 있다.

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와 업체에 따르면 지역주민들의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국비 50억 원을 투입해 고당양수장, 구탄양수장, 기호1양수장 등 3곳의 노후양수시설에 대한 개보수 사업을 발주했다.

사업명은 고당지구 수리시설 개보수202112월부터 시작해 20242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낙찰을 받은 A업체가 자금난으로 부도나면서 먼저 시작한 기호1양수장 공사가 중지됐다.

이 업체는 공사가 중지되기 전까지 이 양수장에 가로 30m×세로 30m, 깊이 15m 규모로 터파기를 한 다음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돌아가면서 시트파일(흙막이)을 설치하고 H빔으로 보강했다.

또 바닥에는 하천 물을 유입하는데 필요한 송수관로를 설치하는 장비인 압입기계와 일부 콘크리트 구조물도 조성된 상태다.

결국 부도업체는 공사를 포기하자 발주처인 옥천영동지사는 재입찰을 띄워 B업체가 20238월 낙찰됐다.

그런데 B업체는 그해 9월 공사를 착공하려 했으나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공사에 사용한 자재(시트파일 등) 값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임대업체가 20231월 농어촌공사를 수신으로 해 현장에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내용증명이다.

임대업체는 자재 값을 정산하지 않을 경우 공사를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재입찰을 받은 B업체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현장에 이 같은 문제를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입찰에 참여한 것이다.

한마디로 채무관계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입찰을 실시한 농어촌공사의 입찰자체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재입찰 업체는 농어촌공사와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사실상 23개월 동안 공사를 못했다.

B업체는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아 현장을 둘러보았으나 매우 위험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15m 길이로 설치한 시트파일이 뒤틀리고 토압 때문에 배처럼 불룩하게 나오는 변형을 가져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공한 시트파일 근입 깊이가 3m로 시공돼야 하지만 암 위에 떠 있는 등 완전하지 않은 것이다.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된 것인데 토압에 밀릴 경우 언제 무너질지(전도)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다.

앞서 20237월 장마 때 집중호우로 기호현장이 78m가량 침수됐다.

부도나 중지된 현장을 발주처가 장마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34일이 지나 고인 빗물을 조치했다.

이후 재입찰 업체는 공사를 하기 위해 감독에게 설계변경 등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시간만 허비했다.

부도업체 공사중지까지 합하면 이래저래 2년 가까이 방치된 셈이다.

결론은 농어촌공사의 설계서부터 감독까지 부실했음을 단적으로 보여는 주는 관급공사 현장이다.

발주처는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설계변경을 하지 않는 등 공사를 강행했고, 재입찰도 실시했다.

재입찰 이후에도 현재까지 대안이나 대책하나 없는 상황이다.

업체는 업체대로 낙찰을 받은 후 손 한번 되지 못한 채 5개월 동안 관리비만 들어가는 골치 아픈 현장이 됐다.

이 와중에 최근 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에 지사장은 물론 부서장, 감독이 인사발령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기호현장 주변은 해빙기 지반침하도 진행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될 우려가 커 대책이나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에 놓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리기반시설을 승인해 주는 충북도에서도 2월 중순께 현장을 방문하고 사업비증감에 따른 변경승인이 타당한지 점검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결국 고당지구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은 이대로 가면 올해는 물론 2025년에도 공사가 끝날지는 미지수다.

업체 관계자는 전에 공사한 구조물에 문제가 발생해 이대로는 현장이 너무 위험해 도저히 작업을 할 수 없다설계변경 등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옥천영동지사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현장을 오랫동안 관리(방치)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설치한 시트파일 등에 변형이나 전도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보강을 할 계획인데 먼저 현장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성 검토를 한 후 결과에 따라 대안공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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